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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알못 소금이/곡 and 음악가

어린이의 세계 6번 ‘골리워그의 케이크 워크’ L.113 / 드뷔시

by 소금pd 2024. 4. 22.

1. 예술성과 도덕성


한참 시간이 흘렀지만.
음악사 수업에서 듣거나 리포트를 쓰며 조사할 때도 느꼈던 것인데, 음악가 중에 멀쩡한 사람이 이렇게 드문가. 하는 것이었다. 인간성과 도덕성에 대한 부분이다.

요즘에 클래식 작곡가들에 대한 책을 읽고 조사를 하면서 특히 불륜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왜 그런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호불호가 명확해서 좋아하는 음악가에만 관심을 두었었는데 이번에 두루두루 음악가들에 대한 정보를 훑어나가다 보니 이상하리만치 여자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작곡가가 드문 것을 본다.

그 당시에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다 보니 유혹하는 여자들이 많아 쉽게 넘어간 것인지 창작의 스트레스를 풀고자 했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에도 드뷔시의 일생에 대해 공부하면서 심각한 여자문제에 경악을 했다.

예전에 교수님도 그러셨다. 예술과 인간성을 구분하라고.

하지만 나는 인간성도 예술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예술 분야를 설명할 때 ‘영혼이 담긴, 영혼을 갈아 넣은’ 등의 표현을 하는데, 표면적으로는 아름답더라도 창작자의 됨됨이가 그 양식 안에 담기고 그것을 접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어쩌면 무서운 것일지 모른다.


2. 클로드 아실 드뷔시(1862-1918)

클로드 드뷔시


안정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드뷔시는 불안하고 방황하는 소년기를 보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도 선생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그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 고수했다.  

차이콥스키의 후원자로도 유명한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게 후원을 받았던 드뷔시는, 폰 메크 부인의 집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호화스럽게 호사를 누린 탓에 평생 자신의 형편과 무관하게 귀족적 취향을 유지하려 허영심을 부렸다. 낭비가 심했던 것 같다.

드뷔시는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음악가이기도 했다.
부분적으로만 간단히 요약하면 가브리엘 뒤퐁과 6년 정도 동거하던 시기에도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리고, 다른 가수와 약혼을 했다가 파혼하고, 가브리엘의 절친인 로잘리 텍시에와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분노한 가브리엘은 권총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드뷔시는 로잘리와 결혼을 했는데 엠마 바르다크라는 유부녀와 바람을 피웠고 불륜을 알아차린 로잘리도 권총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로 끝이 났다.
당시에 드뷔시가 꽤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신문사들이 집중 보도하여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엠마와 결혼한 후 딸이 태어났고(클로드 엠마) 그로 인해 드뷔시는 좀 차분한 말년을 보낸다.  


드뷔시의 음악은 회화적이라는 평가가 늘 있어왔다. 인상주의 음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상주의는 1880년부터 잠시 유행한 프랑스 회화 작풍을 말한다.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마네, 폴 세잔 등이 빛과 색에 대한 느낌을 개성 있게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드뷔시는 이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영향을 받았고 음악으로 활용했다.

그는 모호한 화성과 음색의 변화를 통해서 몽환적이고 신비한 음악을 만들었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L.86>, <바다 L.109>가 이 유명하다.(바다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큰 파도’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3. 어린이의 세계 6번 ‘골리워그의 케이크 워크’ L.113



애지중지했던 외동딸 클로드를 위해 쓴 6개의 피아노 모음곡집 중 하나이다.
천진난만하지만 마냥 밝지만은 않다.
골리워그는 당시 유행하던 흑인인형의 이름이고, 케이크워크는 미국 남부 흑인들이 추던 춤과 춤곡을 축소한 곡이다. 재즈 리듬을 기초하였다.


클로드는 유일하게 드뷔시가 안정감 있게 생활하고 가정을 돌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드뷔시는 말년에 직장암으로 고통을 받았고 병환 중에 특별히 주목받는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딸이 13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고 안타깝게도 딸은 1년 뒤에 디프테리아로 세상을 떠났다.

조성진의 연주로 공유한다.

https://youtu.be/p5Rhv1E3tEM?si=YDGl_DyLnmMt8_LI